4. 정신증
1) 아동기 정신분열병(childhood schizophrenia) 아동
4세 6개월 된 아동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혼자 다른 아이를 빤히 쳐다보면서 갑자기 물건을 빼앗기도 하고 공격적으로 때리기도 하며, 침을 뱉는 행동을 보여왔다. 지능은 보통 수준 하단이었으며, 검사 상황에서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공상 활동을 매우 활발하게 표현하며 부적절한 언어 구사를 보였다.
HTP 검사에서 아동의 연령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공상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이며, 조직화가 결여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실 판단력의 장애가 심한 정신병적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아동의 종교적인 내용과 관련된 혼란된 사고 활동은 아동의 가정환경적인 배경을 고려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집을 그리라는 지시에 병원과 십자가를 종이 하단에 먼저 그렸고 중앙에는 성당을 그린 후 악당들과 악당을 때리는 예수님을 그렸다. 주변에는 부서진 십자가와 아멘 하고 있는 사람들의 손을 그렸고, 자신의 그림에 대해 '성당이야. 예수님을 때리는 것 그릴게요. 예수님 가시관 씌웠다. 매 맞았다.' 등의 말을 조리 없게 설명하였다. 보편적인 집의 형태를 그리지 못하고 자신만의 공상의 내용을 그렸는데, 여기에서 현실 접촉이 불안정하다는 것이 잘 드러나고 있다. 또, 나무 그림을 그리도록 지시했을 때에는 객관적인 지시나 구조화된 절차를 따르지 못하고 두 번의 지시에서 모두 공상의 내용만을 묘사하고 있다. 타인이 아동의 생각을 알아듣고 내용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사람 그림을 그려보라는 지시에도 역시 실제 자신이 접촉하고 있는 가족이나 교사 및 또래는 그리지 못하고 '성모님, 예수님, 악당, 마귀'를 그렸다. 매우 간단한 형태로 사람들 얼굴을 묘사했고, 팔다리나 몸통 등도 적절하게 분화되어 있지 못하다. 또, 이들에 대해 마치 대화하듯 말하고 있어 아동이 심각한 현실판단력 장애와 더불어 환청이 있을 가능성을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KFD 검사에서 사람들은 형태가 부적절하고 통합되어 있지 못하여 사람이라고 알아보기 힘든 정도이며, 가족들에 대한 설명도 대부분 '미워요'라는 식이다. 자신의 공상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현실적인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내적 표상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고 왜곡된 상태로 추측되며, 직접적인 관계 양상도 매우 부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가족 내에서 안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상호작용도 매우 빈곤해 보인다.
2) 아동기 정신분열형 성격장애 아동(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in childhood)
7세 6개월된 아동은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을 피하고 무서워하는 행동을 보였으며, 글자나 지하철 노선도에 집착하는 등 놀이 활동이 특이하였다. 유치원 시절에는 방문을 잠그고 로봇들이 서로 싸우는 내용의 이야기를 만들며 혼자서 연극을 하듯이 놀았으며 공격적인 말이나 욕을 많이 하였다. 현재까지도 언어 구사가 어눌하고 산만하며, 학교적응이 어렵고 또래와 어울려 놀지 못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지능은 보통 수준 하단이었으며 언어적 이해력과 표현력의 발달이 상대적으로 지체되어 있었다.
HTP 검사에서 아동은 매우 충동적으로 자신만의 공상과 관련된 내용만을 그리고 있으며, PDI에서도 비논리적인 방식으로 대답하고 있어 현실에 근거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판단력이 부족하여 사회적인 적응에 심한 어려움이 시사된다. 집 그림의 묘사와 설명이 매우 기괴하고 비현실적이며, 집과 관계없는 글씨를 써 놓은 점이 현실에서 동떨어진 듯 특이해 보인다. 또, 충동적으로 그려서 형태가 매우 불안정하며 집의 지붕에는 사람 얼굴 같은 형태의 그림을 그렸는데, 이를 '똥, 더러워'라며 부적절한 표현을 하였다.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도 '냄새가 아주 고약해요. 내 집 아니에요. 아빠 집'이라고 답하였고, 앞으로의 일을 설명하라고 하자 '힘이 없으니까 바짝 말라 죽죠. 곰하고 다 죽어. 아빠 집이 아니라 곰 집이야. 죽은 곰 집. 귀신 곰 집'이라고 하는 등 연상이 이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나무 그림을 그리도록 지시했을 때는 매우 빠른 속도로 두 그루의 나무를 그렸는데 왼쪽의 나무는 귀신이며, 오른쪽은 무서워서 벌벌 떠는 나무라고 표현하였다. 아동은 검사 지시에 따라 현실적인 나무를 그리기보다는 일종의 환상 놀이를 혼자서 하는 듯하다. 나무 그림에는 눈과 입, 팔 같은 부분을 그려 넣어서 마치 사람처럼 보이는데 이는 아동이 지능은 보통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회적 장면에서의 기능은 유아적인 수준이며, 환상 놀이를 통해 내면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 사람을 그리라는 지시를 주었을 때는 전혀 사람의 형태가 없어 자신의 공격적이고 기괴한 공상만을 표현하였다. 중앙에 있는 큰 별 안에 검은 점을 '남자'라고 하면서 '그랑죠를 부르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위에 있는 작은 별에 대해서는 '하이퍼 그랑죠가 여기 있는데, 하이퍼 피닉스도 그 안에 있어'라고 설명하였다. 사람 그림을 전혀 그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아동은 긍정적인 대상으로서의 사람들에 대한 내적 표상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능력에 결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사람 그림은 무서워서 떨고 있는 여자를 그렸고, '차 사고가 나서 죽은 여자 귀신'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때도 사람의 전체 모습을 그리지 못하였고 얼굴 표정과 손가락 표현이 매우 무서우면서도 공격적으로 보인다.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를 누르면 최고 센 마왕인 루시퍼가 된다며 계속해서 기괴한 공상을 전개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느끼는 대인관계에서의 정신증적 불안감을 방어하기 위해 마술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강한 힘을 가지고 싶은 욕구를 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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