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장애와 사회 기술 결함을 함께 보이는 아동(ADHD with poor social skill)
10세 된 초등학교 5학년 남아는 학교생활에서 산만하고 또래와 어울릴 때 쉽게 흥분을 잘 하여 또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문제로 의뢰되었다. KEDI-WISC 검사 결과, 전체 지능은 103으로 적절한 발달을 보이고 있으나 언어성 지능, 동작성 지능을 살펴보면 인지 발달이 불균형하게 이루어진 면과 함께 뇌기능 장애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시사되었다.
HTP를 보면, 작고 위축되어 있는 가족화 그림과 달리 HTP 그림에서는 전반적으로 필압이 강하고 팽창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지면을 벗어날 정도로 크기가 큰 집과 나무를 그린 것에 비해 사람과 운동성 가족화 그림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으며, 치아와 손을 강조하여 그린 것은 아동이 외현적으로 충동적이고 과잉 행동을 보이는 반면 대인 관계를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 및 가족 내에서 위축되고 좌절감이 많으며 이로 인한 적개심 혹은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림에서 일관적으로 보이는 특성은 아동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애정 및 관심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많으나 이에 대한 좌절감이 상당해 내적으로는 정서적으로 배고프고 우울한 면이 있다는 점이다.
집 그림에서는 종이 한 면을 다 차지할 정도로 큰 집을 그렸지만 직선의 기울기가 불균형적인 것을 볼 때, 아동이 인지적, 행동적인 면에서 과잉 활동적이고 비계획적이며 충동적인 성향이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그러나 집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집이 아니고 독서실 같은 곳'이라고 표현한 것과 '여러 명이 있는게 좋다'고 한 점을 고려해볼 때 아동이 가정 내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함과 동시에 매우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것에 대한 보상 욕구를 반영해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무 그림의 경우 1,000년 된 기둥이 매우 두껍고 큰 나무를 종이가 꽉 찰 정도로 그리고 있는 바, 집 그림과 마찬가지로 계획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의 욕구에만 몰입하여 충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나무 그림에서 특징적인 것은 나뭇가지가 하나도 없는 것과 사과와 다람쥐 집을 그린 것인데 이는 아동이 타인에 대한 관심, 안정감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많지만 이를 적절히 표현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사회적인 기술이 결여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사람 그림에서 집, 나무 그림의 크기에 비해 사람 그림은 상대적으로 작으며 치아와 손을 강조하여 그린 점을 고려해 볼 때, 아동은 심리 사회적인 성숙이 연령에 비해 미숙하며,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하고 내면의 좌절감 및 불만족감이 만연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사람 그림에서 좌측과 우측 간의 불균형적 특성이나 목을 그리지 않은 점 역시 아동이 미세한 뇌 기능 장애가 있을 가능성과 함께 아동이 대인관계 상황에서 충동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며 조직화 능력이 부족하고 부주의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하는데, 이러한 면은 ADHD 아동의 주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KFD 그림 검사에서 가족들이 윷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는데, 부모와 동생은 함께 윷놀이를 하고 있는 반면 아동은 혼자 말판을 두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가족 내에서 스스로 고립감을 느끼고 거부적이고 반항적인 면이 있어 보인다. 또한, 사람 그림에서와 달리 가족화에서는 막대기 사람을 그리고 있어 가족 간에 따뜻한 스킨십이 부족하고 정서적인 교류가 부족할 가능성이 시사된다.
2. 강박장애와 기분장애를 함께 보이는 청소년(obsessive-compulsive disorder with depression)
14세 된 남자 청소년으로 5개월 전부터 '말을 하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강박사고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강박 행동을 보이고 있으며, 숫자 3에 집착하고 가족에게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문제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KEDI-WISC 검사 결과 전체 지능 91, 언어성 지능 95, 동작성 지능 88로 제반인지 발달이 보통 하에서 보통 수준으로 평가되었으나, 아동이 말을 하지 않는 증상으로 인해 손으로 써서 대답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보다 과소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HTP 검사에서는 전반적으로 그림의 선이 매우 약하고 중간 중간 선이 연결되지 않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면이 시사된다. 일반적으로 강박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특성인 세세한 모사나 정교한 그림의 특성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단순하고 세부 묘사가 생략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우울하고 불안하며 회피적이고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력이 저하된 면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집 그림 검사 시, 종이의 한 가운데 매우 약한 필압으로 단순하고 기본적인 구조만을 갖춘 집을 그렸다. 집 그림에 창문과 문을 모두 그려 넣어 외부 세계에 대한 관심은 있어 보이나, 필압이 약하고 대충 그리는 등의 수행 태도를 고려해 본다면 검사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면이 부족하여 에너지 수준이 낮을 가능성이 시사된다. 또한, 집 옆에 작은 들국화 꽃 2개를 그렸는데 이는 자신의 수행에 대한 불안감은 보상하려는 수동적인 의존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무 그림에서 야자나무를 그렸는데, 따뜻한 기후에서 줄기나 잎이 크게 자라는 야자나무 보다는 잎이 작고 약해 보이는 나무를 그렸고, 나무 기둥의 중간에는 옹이도 함께 그렸다. 이는 아동이 환경 내에서 외적인 지지 자원이 부족하고 대인 관계를 통해서 욕구를 만족시키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음을 반영해 준다. 또, 뿌리 부분에 돌을 그린 점은 아동 스스로 자신을 지탱할 힘이 없다는 무기력감을 표현하고 있으며, 주위에서 자신을 든든하게 돌보아 주기를 바라는 의존 욕구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람 그림에서 남자와 여자 그림 모두에서 얼굴을 자세히 묘사한 것에 비해 팔이나 다리, 몸통과 같은 대부분의 신체 부분들은 미숙하게 처리하고 있다. 특히 목의 경계가 불분명한 점과 손과 발의 처리가 미숙한 점은 아동이 나무 그림에서 잎과 가지를 무성하게 그리지 못한 점과 함께 사회적 대처 기술이 부족함을 나타내준다. 또한 두 사람 모두 가상의 인물이라고 설명한 것은 아동이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압하고 있는 면과 더불어 현재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이 부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KFD 검사에서 아동은 가족들이 축구공 받기 놀이를 하고 있는 그림을 그렸다. 가족들이 상호작용해야 하는 놀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가족들이 정면을 향하게 그린 것이 특징적인데, 이는 가족간의 친밀한 정서적 교류의 부족과 아동이 경직되고 융통성이 부족한 면을 나타내 준다. 가족들 중 아동은 수비자세만 취하고 있으며 다른 가족들은 모두 발로 차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도록 그린 점 역시 특징적인데, 아동이 가정 내에서 다른 가족 구성원에 비해 자기 주장을 잘하지 못하고 늘 실수나 실패에 대비하기 위해 수비태세에 있는 가족 내 역동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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