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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조적 해석

 1) 운동성 가족화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

  가족화 검사는 아동이 주관적이고 심리적으로 느끼는 가족구성원들에 대한 내적인 상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검사로, 가족 내에서 아동에게 가장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이 누구인지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이 누구인지 등 아동이 느끼는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날 수 있는 검사이다. 특히, 운동성 가족화(KFD)는 가족구성원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힘의 분포, 친밀감과 단절감 같은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헐스>는 아동에게 가족을 그려보라고 요구한 뒤 그림을 다 그린 뒤에는 자신이 그린 인물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의 원인과 부모와의 관계, 형제와의 관계를 알아볼수 있고 가족 관계에서 아동이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지각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해머>는 가족화 그림에서도 개인의 욕구와 환경적 압력 간의 관계, 대인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이 시기에는 '가족을 그려보라'는 지시만 하였기 때문에 대부분 가족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경직된 가족화가 대부분이었다는 한계가 있다. <번스와 카우프만>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신분석이론, 장 이론 및 지각적 선택성 이론 등을 고려하여 가족구성원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는' 그림을 그리도록 운동성 가족화 기법을 개발하였고 그 결과 가족 내에서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KFD에서는 아동의 눈에 비친 구성원들의 일상생활이나 구성원들의 감정이 반영되는데, 아동의 주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의식적, 무의식적 투사기법이라 칭할 수 있으며 아동, 청소년을 진단하고 칠하는데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

 2) 운동성 가족화의 구조적 해석

  <헐스>는 가족화를 처음 고안하고 해석할 때 그림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아동의 행동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 KFD에 대한 상징적 해석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그 후 <번스와 카우프만>이 객관적 평가를 하기 위해 '활동, 양식, 상징'의 세 영역에 바탕을 둔 해석체계를 발전시켰다. 번스와 카우프만에 따르면 해석 시 가족구성원이 어떻게 그려졌느냐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자주 지웠는지, 신체 부위가 생략된 것은 없는지, 실제 가족구성원 중 그리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이며 특정 가족구성원을 그리지 않았을 때는 그 구성원에게 가지는 아동의 태도가 부정적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자신을 빠트리고 그린 KFD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자기가치감과 자존심이 낮은 경우가 많으며 그 중에서도 우울한 아이들에게서 자주 관찰된다.

   가. 인물의 활동: KFD에서 표현된 인물의 행동은 여러가지 임상적 의미를 제공해주는데, 그려진 가족 모두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혹은 일부만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상호작용 행동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는지에 따라 아동이 지각하는 가족의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인물의 행동은 아동이 지각하는 가족 내 구성원들의 역할을 나타내주기도 하는데 가족 내의 아동의 역할은 발달과정 중에 부모상 또는 남성성, 여성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나. 그림의 양식: 양식은 가족구성원 및 사물의 위치를 용지 안에서 어떻게 구성하는가를 의미하는데, KFD에서 아동은 다른 가족은 다 가까이 그리면서 특정 구성원만 멀리 떨어트려 그리거나 그리지 않거나, 또는 자신과 가까이에 특정 구성원을 그리기도 한다. 이는 아동이 가족내에서 느끼는 친밀감, 신뢰감과 주관적인 느낌 및 태도와 관련이 있다. 아동들이 그림을 그리는 양식은 다양하지만 그 특징에 따라 일반적인 양식, 구획화, 포위, 가장자리, 인물하선, 상부의 선, 하부의 선 일곱 가지로 분류된다.

 3) 상징

  KFD에서 그려진 모든 사물들에 대하여 상징적인 의미를 해석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으며, 상징의 해석은 과도하게 혹은 1:1식으로 해석되어져서는 안되므로 다른 정보들을 고려하여 조심스럽게 해석하여야 한다. 아래의 표에서는 KFD에 관한 경험적인 연구결과, 일반적으로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인정되는 몇 가지 상징들의 예를 영역화하였다.

상징해석 표현된 내용
공격심, 경쟁심 공, 축구공, 그 외 던질 수 있는 물체, 빗자루, 먼지떨이 등
애정, 온화, 희망 태양, 전등, 난로 등 열과 빛(빛이나 열이 강력하고 파괴적일 때는 애정이나 양육의 욕구, 증오심을 나타내기도 함)
분노, 거부, 적개심 칼, 총, 방망이, 날카로운 물체, 폭발물 등
힘의 과시 자전거, 오토바이, 차, 기차, 비행기 등
우울감 비, 바다, 호수, 강 등 물과 관계되는 모든 것

 4) 역동성

  아래의 항목들을 통해 그림전체의 맥락에서 가족 간의 역동을 파악할 수 있다.

   가. 인물 묘사의 순서: 아동이 지각하는 가족 내 힘의 서열을 반영하거나 아동에게 심리정서적으로 중요한 대상의 순서를 반영하기도 한다. 가족 이외의 인물을 가장 먼저 그린 경우에는 가족내 소속감이나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아동의 문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나. 인물상의 위치: 용지에 배치된 인물상의 위치에 따라 임상적인 의미가 있는데, 용지의 상단에 그려진 인물상은 가족 내에서 가족을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인물일 가능성이 높으며 반대로 하단에 그려진 인물상은 우울하거나 활력이 부족한 인물일 수 있다. 중앙에 그려진 인물상은 시제로 가족의 중심 인물인 경우가 많다.

   다. 인물상의 크기: 구성원의 실제 키를 반영할 수도 있으나 아동이 각 구성원에 대해 지니고 있는 감정과 태도를 나타낼 수도 있다. 키가 크게 그려진 인물상은 존경받는 대상이거나 권위적인 대상으로 가정에서 중심적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라. 인물상 간의 거리: 아동이 지각하고 있는 구성원 간 친밀성의 정도나 심리적 거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만약 인물상이 서로 방해물 없이 가까이에 그러져 있다면 두 구성원이 서로 친밀함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반면 거리가 멀게 그려진 두 인물상 간에는 실제 생활에서도 상호작용이 별로 없어 친밀감의 경험이 부족하고 심리적인 거리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 인물상의 방향: 인물상이 앞을 보는지, 옆을 보는지, 뒤를 보는지, 향하여진 방향에 따라 임상적 의미가 크다. 정면을 향하고 있는 인물상은 아동이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있는 대상이며, 뒷모습이 그려진 인물상에 대해서는 부정적 태도와 억압적 분노감을 시사하며 옆면이 그려진 인물상에 대해서는 양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바. 인물상의 생략: 구성원 중 특정 인물을 빼고 그렸거나 그렸다 지운 흔적이 있는 경우는 아동이 지워진 구성원에게 양가감정을 느끼거나 구성원과 갈등적인 관계에 있음을 시사한다. 드물게는 구성원의 일부를 용지 뒷면에 그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아동이 그 구성원에 대한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사. 타인의 묘사: 가족화에서 같이 살고 있는 구성원이 아닌 타인을 그리는 경우, 아동이 가족 내의 누구에게도 정서적 교류나 친밀감을 느낄 수 없는 상태에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가족 외 타인으로는 주로 아동의 친구나 친척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그려진 타인은 아동이 정서적으로 가장 친밀하게 느끼거나 초기에 기본적인 신뢰감이나 애착을 형성했던 대상일 가능성이 많다.

 5) 인물상의 특징

  KFD에서는 음영, 얼굴표정, 회전된 인물상, 막대기 모양 인물상과 같은 특성이 흔히 보인다. 어떤 인물의 신체 한 부분에 음영이 그려질 경우 그 신체 부분에 몰두하고 있거나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하며, 음영이 표시된 인물에 대한 분노심이나 적개심의 표현일 가능성도 있다. 얼굴 표정의 경우 직접적인 정서적 반응을 나타내주는 특성으로, 가족화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표정은 실제 가족활동 안에서 아동이 지각하는 정서 반응일 수도 있다. 혹은 아동이 구성원에게 느끼는 정서 감정일 수도 있기 때문에 얼굴 표정을 생략한 경우 가족 내에서 느끼는 갈등이나 정서적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거리감을 두려는 시도로 해석해 볼수도 있다. 또한, 특정 가족구성원만 다른 구성원들과 다른 방향으로 그려싸면 이는 그 구성원에 대한 거리검이나 거부감과 같은 갈등적인 감정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정신지체나 다른 뇌손상이 없는 아동이 가족화를 막대기 모양으로 그렸다는 것은 가족 간에 정서적 유대감과 애정적 교류가 부족하며, 갈등 관계에 있거나 갈등 관계에 있는 대상에 대한 저항을 나타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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